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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AI로 학생부 쓰는 교사들…대학 “믿을수 있나” 고심
‘일본어 수업 도중 동료 발언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질문이나 의견을 제시할 때도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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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생활기록부는 교사의 권한이자 책임입니다. 교사의 생활기록부에 따라 학생의 입시의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생활기록부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생활기록부를 일종의 권력으로 삼아 학생을 휘어잡기도 합니다. 생활기록부는 예전의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는 내용이 100% 사실인 학생이 과연 대한민국에 있을까요? 생활기록부도 아마 절반은 거짓일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AI로 생활기록부를 쓰는 것은 엄연히 말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생활기록부에는 얼마든지 허구의 내용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주장에 대해 몇몇 교사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상론을 펼치는 것은 본질 접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이 생활기록부를 평가할때, 전적으로 교사의 양심에 맡기고 있습니다. 대학이 교사를 신뢰해서가 아니라 신뢰하지 않더라도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교사뿐입니다.
어떤 행위를 문제삼기 위해서는, 그것이 왜 문제인지 명확하게 따져야합니다. 적어도 생활기록부를 허구로 작성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 된 것이 아니라면 문제를 삼는쪽에서 분명한 근거를 들어야합니다. 문제를 삼는쪽은 아마 대학의 입시관계자일것입니다. 입시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생활기록부를 신뢰할 수 없게 되면, 대학은 학생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언뜻 보면 그럴듯한 말이지만,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역량이 부족함을 시인하는 꼴입니다. 이러한 역량 부족은 생활기록부가 작성되는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기에 교사의 어느정도 책임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에게 어떤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요? 학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속임수에 트집을 잡을 학부모가 얼마나 있을까요?
AI사용을 문제삼을 수 있을까?
윤리적으로 보았을때는, 생활기록부의 AI사용은 좋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생활기록부는 교사의 관찰로 작성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AI를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지만, 신뢰의 문제로 넘어갔을때는 1%의 사용이라도 근절되어야하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AI를 쓰지 않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가능한 크게 부풀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AI는 여러 분야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교사가 직접 조사해서 쓰는 것 보다 훨씬 개연성있게 작성합니다. 이런 마당에 교사에게 AI를 쓰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은 그 교사가 맡고 있는 학생들의 입시를 다 망쳐놓으라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다시말해 AI사용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의 역학관계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대학은 학교의 생활기록부에 간섭할 수 없고, 교사는 학생을 많이 받기 위해, 생활기록부의 내실화를 통해 좋은 입시결과를 내어야합니다.
물론 AI로 100% 작성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생활기록부는 학생과 교사의 의도, 그리고 학교의 분위기와 입시의 트렌드도 반영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AI는 이러한 맥락을 모두 고려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교사가 직접 세세하게 검토해야합니다.
어떻게 변해야할까?
AI의 범람이후에, 더욱더 많은 허구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생활기록부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학이 당장할 수 있는 것은 '면접'이지만, '면접'도 당연히 100% 신뢰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면접 중심으로 뽑겠다는 것은 말잘하는 학생을 뽑겠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말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정말로 이 대학의 수준에 맞는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원합니다. 어중이 떠중이를 뽑았다가는 대학이 망하는 것은 금방일테니까요?
남은 선택지는 수능 100% 또는 본고사 부활밖에 없는데, 지방학생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차별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만큼 대학은 더 절실하게 하지만 신중하게 학생을 뽑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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