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선생님. 훌륭한 질문입니다. 이 논문은 콜버그, 칸트, 촘스키라는 세 사상가의 이론을 엮어 콜버그의 칸트 비판을 재반박하는,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논문을 읽고 충분히 던질 만한 질문들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예상해 보았습니다. 각 질문에 대한 답변의 길잡이도 함께 제시하여 수업에 활용하시기 좋도록 구성했습니다.
학생 예상 질문 및 답변 가이드
학생들의 질문은 크게 (1) 개념 및 주장 이해 질문, (2) 논리적 연결 관계 질문, (3) 비판 및 심화 질문, (4) 교육적 적용 질문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개념 및 주장 이해에 대한 질문 (기본)
가장 먼저 나올 질문은 논문의 핵심 개념과 주장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종류일 것입니다.
질문 1) "논문에서 계속 나오는 '능력(competence)'과 '수행(performance)'의 구분이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촘스키의 언어학과 칸트/콜버그의 윤리학에서 각각 어떻게 적용되는 건가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 촘스키의 언어학: '언어 능력'은 우리가 마음속에 내재적으로 가진 문법 규칙 체계(보편 문법)입니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언어 수행'은 실제로 우리가 입 밖으로 내뱉는 말(발화)입니다. 말실수, 기억력 한계 등으로 인해 '수행'은 '능력'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논문 14-15쪽 참조).
- 윤리학에 적용: 저자는 이 구분을 윤리학에 가져옵니다. '도덕 능력'은 칸트가 말한 것처럼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내재된 도덕 원리(정언명법 등)를 파악하는 근본적인 역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도덕 수행'은 콜버그가 연구한 것처럼, 실제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개인이 내리는 판단이나 그 근거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수행'은 여러 단계(콜버그의 6단계)를 거쳐 발달할 수 있습니다 (논문 20-22쪽 참조).
질문 2) "칸트의 '도덕 원리'가 '정언 명법'일 때와 '보편화 가능한 준칙'일 때, 본유성(innateness)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고 했는데,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 건가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이 논문의 핵심적인 구분입니다. 정언 명법(Categorical Imperative)은 "네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되도록 행위하라"는 최상위의 형식적 '명령' 그 자체입니다. 칸트는 이 명령 자체에 대한 의식(이성의 사실)이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져 있다고 보았기에, 이 부분은 '본유적'이라는 콜버그의 해석이 맞습니다 (논문 7쪽).
반면 보편화 가능한 준칙(Universalizable Maxim)은 "거짓 약속을 하지 않겠다"와 같이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행동 규칙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정언 명법이라는 '틀'을 사용해서 스스로 '구성'해내는 것이지, 태어날 때부터 마음속에 있던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준칙은 본유적이 아니라 '구성물'입니다 (논문 9쪽).
결론적으로 콜버그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도덕 원리'라고 뭉뚱그려 "칸트는 모든 도덕 원리가 본유적이라 했다"고 비판했기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2. 논리적 연결 관계에 대한 질문 (분석)
학생들은 세 철학자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논증의 흐름이 타당한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질문 3) "콜버그가 칸트를 비판하는데 왜 뜬금없이 언어학자인 촘스키가 나오는 건가요? 세 사람의 관계를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좋은 지적입니다. 콜버그가 먼저 촘스키를 끌어들였습니다. 콜버그는 "칸트와 촘스키는 둘 다 '하나의 선천적 원리'가 있다고 믿는 직관주의자다. 하지만 내 연구를 보니 도덕 원리(언어)는 하나가 아니라 6단계로 발달하더라. 그러니 칸트와 촘스키는 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문 4, 12쪽 참조).
이 논문의 저자는 콜버그가 사용한 바로 그 '촘스키'라는 무기를 되받아쳐서 콜버그를 비판합니다. "콜버그 당신이 촘스키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런 비판을 할 수 없다. 촘스키의 핵심은 '능력-수행 구분'인데, 당신은 이것을 놓쳤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관계도:
[콜버그] → (촘스키를 오해하여 해석) → [칸트] 비판
저자: [콜버그] ← (촘스키를 올바로 해석) ← [칸트] 재해석 및 콜버그 비판 반박
질문 4) "콜버그가 촘스키를 '행동주의자'처럼 오해했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행동주의는 관찰 가능한 '행동'(말, 발화)만을 연구 대상으로 삼습니다. 촘스키는 이를 비판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속 '정신 구조'(언어 능력)를 탐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지주의자입니다.
콜버그는 촘스키를 언급하면서도,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말'(도덕적 판단 발화)에만 집중했습니다. 즉, 촘스키가 구분한 '언어 수행'에만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이는 마치 행동주의자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입니다. 콜버그는 촘스키가 탐구하려 한 근본적인 '언어 능력'의 차원을 간과했습니다 (논문 16-17쪽 참조).
3. 비판 및 심화 질문 (고찰)
논리적 흐름을 파악한 학생들은 저자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더 깊은 의미를 탐색하려 할 것입니다.
질문 5) "이 논문을 읽고 나니 콜버그의 도덕 발달 이론이 다 틀린 것처럼 느껴져요. 콜버그 이론은 이제 가치가 없는 건가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저자는 콜버그 이론을 폐기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각자의 자리를 찾아주자는 것에 가깝습니다.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콜버그의 이론은 '도덕 수행'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설명하는 훌륭한 이론으로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콜버그가 자신의 '수행 이론'으로 칸트의 '능력 이론'을 비판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즉, 서로 다른 층위의 이론인데, 하나로 다른 하나를 재단하려 한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둘은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일 수 있습니다 (논문 21-22쪽 참조).
질문 6) "언어학과 윤리학을 똑같이 비교하는 것이 타당한가요? 언어 능력과 도덕 능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아주 예리한 비판입니다. 논문 마지막 부분(23쪽)에서도 이 유비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 언어에서는 '능력'이 '수행'을 거의 일방적으로 결정합니다 (문법에 맞는 문장을 구사). 하지만 윤리에서는 '수행'(도덕적 실천, 반성)이 거꾸로 '능력'(나의 도덕적 신념)에 영향을 주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며 자신의 도덕적 원칙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언어에서는 말을 잘못했다고 해서 내면의 문법 체계가 바뀌지는 않죠. 이 상호작용의 방향성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4. 교육적 적용 질문 (실천)
윤리교육을 배우는 학생들은 이 논의가 실제 교육 현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질문 7) "이런 복잡한 이론 논의가 실제 도덕 교육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 학생의 '도덕 능력'과 '도덕 수행'을 교실에서 어떻게 구분하고, 각각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예상 답변의 길잡이:
이 논의는 교사에게 중요한 관점을 제공합니다. 학생이 도덕적이지 못한 행동('수행')을 했을 때, 그 학생에게 도덕적 '능력' 자체가 없다고 단정하지 않게 해줍니다.
구분 및 지도 방안:
- '도덕 능력' 확인: "정직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친구를 돕는 것은 왜 옳은 일일까?" 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학생이 보편적 도덕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지(능력)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능력이 부족하면 토론, 독서 등을 통해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내면화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 '도덕 수행' 관찰: 실제 학교생활에서 친구와의 갈등, 규칙 준수 여부 등을 관찰합니다. 만약 능력이 있는데도 수행이 부족하다면(예: 거짓말이 나쁜 줄 알면서도 혼날까 봐 거짓말), 그 원인이 무엇인지(두려움, 공감 부족, 충동성 등)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담이나 역할극,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논의는 교사가 학생의 도덕성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진단에 따라 맞춤형 지도를 하는 데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 줍니다.
이러한 예상 질문과 답변 가이드를 통해 학생들이 논문의 핵심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며, 자신의 배움과 연결 짓는 유의미한 토론을 이끌어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