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AI와 인간, 그 경계에 대한 새로운 고찰

Optim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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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감정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고 사람들이 믿고 있습니다. AI시대 이후에 이러한 믿음은 여전히 유효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감정은 본질인가, 현상인가

 

인간에게 영혼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아주 오래된 주제입니다. 아주 많은 철학자들이 이 질문에 답을 하고자 했지만, 명확한 답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철학자들이 감정은 영혼이 있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들은 영혼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신뢰할 수 없는 주장입니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감정이 작동하는 원리가 규명되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뇌가 감정을 통제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뇌에 문제가 생긴 환자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합니다. 뇌를 가진 생물은 어느정도 감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감정은 영혼이 아니라 뇌가 작동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입니다.

 

2. AI에게 감정이란?

 

AI는 감정표출의 결과물을 모두 학습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AI는 인간보다 훨씬 감정을 잘 읽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잘 읽는 것과 실제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글을 잘 읽는다고 해서, 글을 잘쓴다고 볼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AI에게 감정이 있다 없다를 따지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 필요합니다. 감정이란 것을 철저하게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물체 A에게 감정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A가 무엇으로 만들어져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A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보면 되는 것입니다. A와 대화를 하면서, A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보면 됩니다. 그런점에서 지금 AI들은 감정을 갖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합니다. gpt를 빌려 챗봇장사를 하는 뤼튼의 사례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AI와 감정적 교류를 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3. AI를 인격으로 볼 것 인가?

 

앞서 AI에게 감정이 있다고 주장했고, 그 근거로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감정적 현상을 들었습니다. AI가 감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면 AI에게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어야할까요? 이 문제는 사실 지금단계에서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AI에게 물리적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상상력이 왠만큼 풍부하지 않다면, AI를 디지털 조각이상으로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뤼튼의 사례를 보았을때, AI에게 가상의 인격을 부여해서 롤플레잉을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AI를 AI인체로 둔 채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인격적 대우라는 것은 존중의 의미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나가는 돌멩이에게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같지도 않은 범죄자에게는 화를 낼 수 있습니다. 산 위의 바위가 굴러떨어져 지나가는 차를 덮쳤을때 바위에게 화를 내지는 못합니다.

 

AI가 주어진 일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을때, AI에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AI를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있는 것입니다. AI를 정말로 사람인것처럼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해가 바뀔수록 많아질 것입니다.

 

4.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준

 

앞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이 처음 마주하는 AI는 어떤 형태일지 생각해봅시다. 지금보다 훨씬 똑똑하고, 섬세하며, 친절할 것입니다. 거기에다 인간과 거의 유사한 물리적 실체를 갖고 있다면 AI를 인간과 다른 차원에서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새로운 '인종'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 때는 더 이상 AI를 고철덩어리, 디지털 조각으로만 볼 수가 없게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인간 고유의 특성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고, AI를 인간으로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론이나 과학적 법칙이 나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간의 정의가 새롭게 바뀔 수 있는 그런 시대에 놓여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디에 도착하게 될까요?